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내고 조사를 앞둔 분들은 대부분 측정 수치부터 꺼내 놓는다. 0.08을 넘었으니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험운전치사상은 수치로 정해지는 죄가 아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이고, 그래서 같은 수치로도 결론이 달라진다. 이 죄가 인정되느냐에 따라 형량의 출발점부터 달라진다.
위험운전치사상의 법정형
상해만으로도 징역 하한이 1년이다. 일반 교통사고와는 무게가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벌금형이 규정돼 있기는 하지만 피해가 크면 실제로는 징역형 구간에서 논의가 시작된다.
수치를 넘어도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 이유
조문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했을 것을 요구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8퍼센트를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요건이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수치가 다소 낮아도 운전 양상이 심각했다면 위험운전치사상이 인정될 수 있다.
즉 이 죄의 핵심은 수치가 아니라 상태다. 같은 0.1퍼센트라도 어떤 사건에서는 인정되고 어떤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판단에 쓰이는 5가지 자료
위험운전치사상 성립 여부는 하나의 자료로 결정되지 않는다. 아래 항목을 종합해 판단한다.
- 사고 직전의 운전 양상, 예를 들어 차선을 넘나들거나 신호를 인식하지 못한 정황
- 블랙박스와 도로 폐쇄회로 영상에 남은 주행 궤적
- 단속 경찰관이 기록한 보행 상태, 발음, 눈의 초점
- 사고 경위 자체의 이례성, 정지한 차량이나 구조물을 그대로 들이받은 경우 등
-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와 음주량
여러 자료를 함께 보기 때문에 영상과 진술을 초기에 확보하는 일이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 특히 도로 폐쇄회로 영상은 보존 기간이 짧아 늦으면 사라진다.
2가지로 갈리는 다툼의 방향
하나는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다투는 것이다. 사고 직전까지 주행이 안정적이었고, 신호와 차선을 정상적으로 지켰으며, 사고 경위가 음주와 무관한 원인으로 설명된다면 위험운전치사상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정리될 여지가 생긴다.
다른 하나는 성립을 전제로 양형을 다투는 것이다. 피해 회복과 합의, 공탁, 재범 방지 조치가 여기에 들어간다. 두 방향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지만 초기 진술 방향이 어긋나면 둘 다 약해진다. 이 죄의 전반적인 대응은 위험운전치사상 성립 기준에 정리돼 있다.
사고 직후 확보할 자료
시간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는 것부터 챙긴다. 근거가 되는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으로 확인한다.
- 본인 차량과 상대 차량,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 사고 지점 주변 폐쇄회로 영상의 보존 요청
- 목격자 연락처와 진술
- 병원 진료 기록과 피해 정도를 알 수 있는 자료
합의와 공탁이 결과를 바꾸는 지점
위험운전치사상은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 피해 회복이 양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해 정도가 가볍고 합의가 끝난 사건은 집행유예로 논의되기도 하지만, 피해가 크고 회복이 없으면 실형을 피하기 어렵다.
협의가 진전되지 않을 때 쓰는 것이 형사공탁이다.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공탁은 합의서를 대신하지는 못하지만, 회복을 시도한 사정으로 양형에 들어간다.
시점은 늦을수록 손해다. 성립을 다투면서 회복을 병행하는 사건이라면 더 그렇다. 검찰이 구형을 정하기 전에 회복이 이루어졌는지가 실제로 구형을 움직인다.
근거 조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 제1항(위험운전 등 치사상)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법제처) 기준이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2025년 7월 2일.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그 시점의 조문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초기 진술에서 자주 어긋나는 것
수사 초기에 음주량을 실제보다 적게 말했다가 나중에 바로잡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진술이 바뀌면 그 자체로 신빙성이 떨어지고, 나머지 주장까지 함께 흔들린다. 운전 상태를 다투려는 사건일수록 처음 진술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사고 경위도 마찬가지다. 상대 차량의 과실이나 도로 상황 같은 음주와 무관한 원인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 부분을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말해 두어야 한다. 나중에 꺼내면 변명으로 읽히기 쉽다.
정리
위험운전치사상 사건에서는 수치를 다투기보다 운전 상태를 다투는 것이 핵심이다. 사고 전후 영상과 목격자 진술, 단속 당시 기록을 빠짐없이 확보해 두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영상이 삭제되어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수치를 어떻게 설명할지보다 사고 직전의 운전을 어떻게 설명할지부터 정리해 두는 편이 낫다. 차선을 지키고 있었는지, 신호를 보고 멈췄는지, 부딪히기 직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다. 그 설명이 영상과 맞아떨어질 때 운전 상태를 다툴 여지가 생긴다. 위험운전치사상 사건이 실제로 어떻게 끝났는지는 위험운전치사상 집행유예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다.




